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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스쿼드 2023 마스터즈 CS16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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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수 Jisoo 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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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혼자서 프로그래밍 학습을 시작한 이후로 이런 저런 교육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일부는 참여도 해보다가, 마침내 만나게 된 코드스쿼드 💚 2023년의 시작과 함께 코드스쿼드도 개강했고, 얼마 전 첫 과정이었던 CS16이 마무리되었다. 코드스쿼드 CS16은 Computer Science 기초 지식을 직접 코드로 구현해보면서 배우는 과정이다.

CS16 기간을 되돌아보며

그리고 지난 목요일(3/2) CS 과정을 마무리하는 커뮤니티 이벤트인 오픈 마이크가 진행되었다. 코드스쿼드의 교육 운영을 담당하고 계시는 클로이의 제안으로 나도 내 경험을 나눌 수 있었다. 얼렁뚱땅 준비했던 발표를 들어준 동료들이 공감 어린 말, 좋은 자극을 받았다는 말을 전해주었고, 마스터 분들의 격려와 응원의 말씀까지 모두 큰힘이 되었다. 그리고 발표 준비를 위해 CS 과정 동안 작성한 개인 노션 페이지와 gist를 살펴보면서 많은 이론과 지식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사실과 꽤 많은 양의 코드를 작성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 물론 많이 배우고 성장했지만, 구현하지 못했던 미션들과 아직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 개념 학습에 대한 부채감은 여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의 나라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다음 클래스 개강 전까지 무리한 목표를 세웠을 것이다. 지난 CS16 미션에서 나온 이론을 복습하거나, 미션을 추가로 구현하거나, 코드 리팩터링을 하거나, 또는 강의를 완강하거나, 토이 프로젝트를 하는 등등. 그러나 마음 속 불안감과 어려움, 막막함이 발목을 붙잡고 있기에 생각처럼 달리지 못하는 스스로를 나도 모르게 채찍질하고 있었을 것이다. 일단 주어지는 미션들을 최대한 잘해내고 싶어서 꾸욱 참고 있던 무언가가 CS 과정이 끝나고 나서야 와르르 쏟아지는 기분도 들었다.

어려워지는 신입 개발자 채용과 IT 업계 소식, 학습한지 만 6개월에 접어든 내 실력에 대한 의구심, 그동안 더 많이 이뤄내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실무자들이 있는 단톡방에서 아직 이해도 안되는 기술적 논의들. 이 모든 건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만 떠오르고, 자꾸만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내가 개발자로 빠르게 취업하는 걸 목표로 했다면 코드스쿼드를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길을 제대로 가고 싶었고, 준비하는 이 시점이 앞으로의 기반을 제대로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으며, 또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임을 알고 있었다. 다행히 나에게는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시간이 주는 압박은 무시하기 어렵고, 변화하는 상황이나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그런 결심을 했었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든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안하다. 다만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늘어나기 때문에 너무 늦지 않게, 적당한 시점에 잘라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가 비록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체득한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나에게는 무리한 계획 세우기가 그 중 하나이다. 그래야 내가 그때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낼 것이라는 착각이 만들어낸 어리석은 습관이다. 그러나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오픈마이크 발표를 위해 학습 기록을 살펴보면서 CS16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최선을 다한 나를 다독여주었다. 그리고 지난 두달 동안의 내 모습과, 과정이 끝난 이후의 생각과 감정을 되도록, 최대한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바라보았다. 그래야 앞으로 내가 제대로 달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멀리갈 장거리 러너! 🏃‍♀️

CS16 기간 동안 나는 마냥 배움의 즐거움만 느끼지도 않았고, 또 마냥 좌절만 하지도 않았다. 달리 말하면 나는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고, 어려움에 좌절하기도 했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아침을 시작한 날도 있었고, 포기하지 않고 매달리며 만들어낸 결과를 보고 만족감을 느끼며 잠자리에 든 날도 있다. 두달 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그룹 리뷰 시간에 크게 목소리를 내는 누군가의 생각과 말에 무분별하게 휩쓸리는 나를 만났다. 또,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한참 부족해보이고 초라해지는 나를 만났다. 학습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얻은 동료들의 학습 저장소, 훌륭한 기술 블로그 글, 깃허브를 보면서 그들의 실력에 자주 감탄하곤 했다.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정말 계속 하면 될까, 된다고 쳐도 그게 언제일까,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는 나를 만났다. 이렇게 두려움과 불안감이 들 땐, 그들이 노력한 시간을 훔치려는 나의 도둑놈 심보를 들여다보고 다스렸다. 동시에 그들에게서 배우고, 배운 바를 적용하고자 애쓰는 나를 만났다.

Growth Mindset

현재 나의 실력에 대해 마냥 합리화하지도, 그렇다고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그저 묵묵히 훈련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또한 어떤 일이든 사고를 긍정적으로 전환시켜 내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한다. 모르는 용어를 만나면 새로운 키워드를 알게된 사실에 집중하고, 훌륭한 수업과 학습 자료, 그리고 동료들을 통해 빠르게 피드백을 받고 제대로 배울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이는 내가 'Good Vibes Only', 'Keep Cheerful' 등의 문구를 삶의 모토로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스로 생각하고, 내 안에서 중심을 잡고, 타당한 기준을 추구한다. 다른 이의 말에 귀기울인다. 나의 생각과 의견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훈련을 한다. 새롭게 알게 되고 배운 내용과 실제로 어떻게 적용했는지 공유한다. 애써 설득하려 하지 않아도 타당하다면 받아들여진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기술 블로그를 시작하였다. 앞으로 글쓰기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나만의 언어로 꾸준히 정리하면서 온전히 내 지식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나아가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성장해나가는 과정 자체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진솔하게 쌓아가고 싶다. 그동안 Jira, Notion 등 다양한 툴을 활용해서 학습 내용을 단편적으로 기록해왔지만, 독자가 있는 글과 나만 보는 기록은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이제는 과거의 나를 독자로 하는 글 정도는 작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그래야 하는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세팅하고, 앞으로 어떤 글을 쓸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았다. 글의 성격이나 방향은 때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할 수 있겠지만, 어떤 글이든 꾸준히 쌓아갈 것이다. 앞으로 이 글을 다시 볼때마다 지금의 다짐과 결심도 함께 꺼내보면서 그렇게 나만의 길을 계속 나아갈 것이다. 👣

앞으로의 다짐

소박하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나만의 경험으로, 나만의 글을 쓸 수 있어서 기쁘다 🥳 그리고 조급함을 버리고 내 페이스대로 코드스쿼드 과정을 한발씩 제대로 밟아나간다면, 앞으로 스스로 길을 찾고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앞으로 나답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운을 잡을 수 있도록 꾸준히, 그리고 의식적으로 훈련해나가자. 그리고 실제로 그 기회와 운을 내것으로 만들자.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고, 성취할 수 있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구축하자. 이를 토대로 내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탐구하고 도전하고 실현하자!